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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차 카나리아의 달콤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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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차 카나리아의 달콤한 유혹

입력
2011.05.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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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와 유니폼 교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 홈 구장인 누 캄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스페인 씨름'인 루차 카나리아와 한국 씨름의 국제 교류전에서도 장사들의 뜨거운 열정이 팬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한국의 대학선발팀은 루차 카나리아의 본고장인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진정한 씨름의 진수를 뽐내 기립박수를 유도했다.

25일(한국시간) 루차 카나리아의 본부가 있는 스페인 테네리페의 테레로 인술라르 스타디움에서 진정한 '사나이의 대결'이 펼쳐졌다. 400여 팬들이 일방적인 응원을 퍼부었음에도 '한국 씨름의 파워'는 빛났다. 지난 23일 라스팔마스 대표팀과 교류전에서 9승3패로 승리한 한국은 이날 5승1무6패로 석패했지만 씨름의 진수를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씨름 전용경기장이 없는 한국은 루차 카나리아의 클럽문화에 주눅들 수도 있었지만 모래판에 서자 달라졌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대학 선발팀은 선전을 다시금 다짐했다. 숨 막히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한국은 경량급에서 고전하며 1-3으로 뒤졌다. 그러나 한국은 김명기(동아대)와 최정만(경기대)이 연속으로 경기를 따낸 데 이어 장대현(인제대)까지 승리를 거두며 4-3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5-5로 맞선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는 무제한급(110㎏ 이상)에서 승부를 가렸다. 11번째 주자로 나선 서경진(울산대)이 루차 방식으로 겨루던 첫째 판에서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입어 기권패를 당했다. 5-6으로 뒤진 가운데 '게으른 천재'라 불리는 이재혁(영남대)이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상대는 루차 카나리아 왕중왕전 챔피언이 유력한 강자 마르코스 레데시마. 이재혁은 첫째 판을 내줬지만 둘째 판부터 강력한 힘으로 '루차 챔피언'을 밀어붙였다. 경고승으로 접어든 셋째 판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이재혁은 '빅맨 대결'의 진수를 보여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학씨름의 선전은 소수의 테네리페 한국 교민들에게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루차 카나리아의 본고장'에서 씨름의 위세를 떨치자 응원하던 교민들의 어깨도 덩달아 으쓱 올라갔다. 헤르만 로드리게스 루차 카나리아협회장은 "2009년 원정경기보다 훨씬 막강해졌다. 최강의 팀을 내세웠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앞으로 홈에서도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진풍경이 벌어졌다. 루차 카나리아 선수들이 '유니폼 교환'을 요구하고 나선 것.

민속씨름 역사상 샅바 교환의 전례는 없었다. 샅바 교환뿐 아니라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왔다. 김명기와 최정만을 비롯해 최성환(동아대)과 이재혁 등이 즉석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한편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의 국제 교류전 최종 3라운드는 27일 휄테벤투라에서 열린다.

테네리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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