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특구인 송도국제도시의 국내 대학 유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캠퍼스 부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데다 대학원 등 연구 중심 시설 유치를 우선시하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이다.
2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송도국제도시 5ㆍ7공구에 캠퍼스를 짓겠다고 나선 대학은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대 가톨릭대 등 1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1단계 공사를 끝내고 송도캠퍼스 문을 연 연세대를 제외한 대다수 대학들은 캠퍼스 조성이 무산되거나 입주 계획이 미뤄지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8만3,000㎡ 부지에 바이오 캠퍼스를 세울 계획이었던 고려대는 최근 캠퍼스 조성을 포기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비싼 부지비용과 학교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입주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2년 전 인천경제청과 학교 부지 매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국외대와 홍익대도 송도캠퍼스 건설에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하대와 재능대는 지난해 5월 토지매매 계약까지 맺었지만 구제적인 착공 시기는 불투명하다.
이처럼 캠퍼스 입주가 지지부진한 것은 형평성을 잃은 땅값 때문이다.
인천시는 부지 비용과 관련해 각 대학에 3.3㎡당 200만원의 공급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은 연세대 송도캠퍼스 수준인 3.3㎡당 50만원 선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들은 "연세대에만 부지를 싸게 주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부지를 조성원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받아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개교는 했지만 형식적인 학사 운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사실상 정규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연세대는 올해 1,181명의 학생이 송도캠퍼스에 공부하고 있다고 하지만 인천 몫으로 허가 받은 약대(25명), 글로벌융합공합부(20명)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반시민 비학위과정(600명)이나 1년 간 머무는 국제캠퍼스 의무수업(400명) 과정 학생들뿐이다.
인천교육단체 관계자"송도캠퍼스에서 4년간 공부하면서 인천에 상주하는 학생은 채 50명도 안돼 당초 캠퍼스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연세대 출신인 송영길 시장은 17일 연세대 특강 자리에서 김한중 총장을 만나 "경영대 등 주요 학과를 송도로 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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