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중국 방문 엿새째인 25일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및 원자바오(溫家寶)총리와 잇따라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중 경제협력 강화와 한반도 비핵화 및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 등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북미ㆍ남북 대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북한 라선특구를 대폭 개방해 중국측에 '동해출항권'을 보장하는 대신 큰 틀에서 중국의 투자유치와 식량지원 등 1억달러 이상의 경제지원을 약속 받는 '빅딜'이 이뤄졌다는 설도 제기된다. 또 북한 2인자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단독방중 시점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께 특별열차 편으로 베이징역에 도착, 곧바로 중국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향했다. 전날 오후 2시5분께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역을 출발한 지 19시간만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주로 묵는 댜오위타이 18호각에 여장을 풀고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원 총리와 오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원 총리와 북중경협 이슈들을 논의하고 원 총리로부터 최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내용을 설명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후 후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 경협 강화를 위한 상호협력방안 ▦한반도 비핵화ㆍ6자회담 재개방안 ▦남북관계 개선 및 동북아정세 안정화 방안▦북한 후계구도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한 뒤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후 주석을 비롯해 원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등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등 주요 인사들이 빠짐없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한 차례 더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후 베이징을 떠나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귀경 행로는 북중 접경지인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과 단둥(丹東)을 거칠 것으로 보이며, 북한 신의주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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