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선수 2명이 브로커로부터 2억여 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법도 교묘했다. 수비수인 이들은 '러시앤 캐시컵 2011'리그에서 고의적인 실수로 팀의 패배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축구에서의 승부 조작은 이미 1998년에 차범근 감독이 의혹을 제기했듯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스포츠 토토를 모방한 불법 인터넷도박 사이트의 토토식 복권시장이 횡행하면서 거액의 배당금을 노린 브로커들이 선수들을 매수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정정당당한 승부와 수준 높은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한국축구 발전을 이끌어야 할 프로 선수들이 검은 돈의 유혹에 빠져 스스로 스포츠 정신을 더럽혔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축구 승부조작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2008년 아마추어 K3리그에서 서울파발FC 선수들이 이번 경우와 똑같이 브로커에 매수돼 일부러 져주는 경기를 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SBS 고교클럽 챌린지 리그'에서 후반 9분 동안 무려 5골을 내주는 승부조작 의혹으로 해당 두 팀이 축구협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축구연맹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손잡고'전쟁'을 선포할 만큼 나라를 가리지 않고 만연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6년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로, 결국 챔피언 자격 박탈과 함께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브라질 홍콩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국가 대항전인 A매치에까지 번지고 있다.
이 같은 '더러운 승부' 뒤에는 대부분 거액의 베팅 이익을 노리는 돈이 숨어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연간 3조원 규모로까지 커진 불법도박인 토토식 복권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페어플레이를 생명처럼 여기며 최선을 다해 뛰는 대다수 선수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혀내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프로축구 연맹과 구단들도 감시ㆍ감독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승부조작의 온상인 불법 스포츠 도박도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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