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에 묻혀 있는 이집트 고대 피라미드가 인공위성 촬영을 통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앨라배마대 사라 파켁 교수팀은 이집트 카이로 남부 사카라(Saqqara) 지역의 인공위성 적외선 영상을 통해 땅 속에 숨겨진 피라미드 17개를 찾아냈다. 1,000여 개의 무덤과 3000여 개의 주거지도 동시에 발견됐다. 사카라는 나일강 서쪽 기슭으로 이집트 고대 왕국의 피라미드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진흙으로 만든 벽돌로 집을 비롯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진흙 벽돌은 주변의 토양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적외선 영상을 통해 주택이나 무덤 등의 구조물을 알아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파켁 교수는 "피라미드 발굴은 모든 고고학자들의 꿈"이라며 "이집트 전역에 걸쳐 너무나 많은 유적들이 묻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기뻐했다.
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사는 지상 700km 상공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을 연구팀에 제공했다. 위성에는 직경이 1m도 안 되는 물체를 관찰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학계에선 이런 연구방법을 '우주고고학'이라고 부른다. 과거 고고학자들은 고대 유적을 찾기 위해 황량한 사막을 헤맸지만 과학 기술은 대학 연구소에 앉아서도 고대 유적 발굴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집트 현지 발굴팀은 파켁 박사의 주장을 처음에는 믿으려 하지 않았으나 시험 발굴을 한 뒤 이곳이 이집트에서 고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곳 중의 하나라고 믿게 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발굴에 참여한 파켁 교수는 "위성 사진과 발굴팀이 찾아낸 3,000년 전 주거지의 구조가 거의 완벽하게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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