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섰다. 전 분기보다 증가 폭은 줄었지만, 2009년 3분기 700조원을 돌파한 뒤 2년도 안 돼 100조원의 빚이 또 늘어난 것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1분기 가계신용'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 외상거래(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보다 6조 193억원이 늘어난 801조3,95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증가폭(25조 3,497억원)에 비해서는 늘어나는 속도가 줄어들었다.
역시 가계대출이 문제였다. 전체 가계신용 중 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 3,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 3,000억원이 늘어난 반면, 판매신용 잔액은 3,000억원이 줄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물가고 때문에 소비가 감소하면서 판매신용(카드 사용) 역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89조 8,93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9% 늘었고, 비은행권은 74조 9,605억원(2.6% 증가)으로 증가폭이 더 컸다.
이와 관련 국제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한 곳인 무디스는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를 한국 은행산업의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의 은행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차 회복되는 단계에 있으나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외화부채의 리파이낸싱(재융자)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30~40%가 실주택매수 수요가 아닌 투자나 소비목적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부동산 시장 악화시 생길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문제를 주목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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