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닷새를 넘기면서 방중 기간과 이동 거리 등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방중 닷새째인 24일 김 위원장은 이틀간 묵었던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 영빈관을 출발해 난징(南京)에 도착, 주요 시설 등을 둘러본 후 바로 여정에 올라 북서쪽에 위치한 쉬저우(徐州)를 경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징~베이징 구간을 열차가 시속 80㎞ 로 달려도 14시간 가량 걸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날 중 베이징에 도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텐진(天津) 등 다른 도시에서 1박을 하더라도 중국 수뇌부와의 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들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그럴 경우 김 위원장은 25일 베이징에 도착해 일정을 챙긴 뒤 26일이나 27일께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방중에서도 톈진을 거쳐 베이징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동선을 고려해 볼 때 이번 방중은 김 위원장이 국방위원장직에 오른 이후 과거 6번의 방중 중 가장 길게 머물렀던 2006년 1월과 흡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위원장은 우한과 광저우, 선전 등 남부의 주요 경제도시를 시찰한 뒤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회담을 갖는 등 9일간 체류했었다.
최장 기간인 9일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단 이번 방중이 과거 6번 방문기간의 평균(5.2일)을 넘는 기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동 거리가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방중 이틀째인 21일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창춘(長春)역을 떠나 베이징이 아닌 남동부 연안지역인 양저우(揚州)로의 남행(南行)을 택하면서부터 예견됐다.
김 위원장은 최장 기간 체류했던 2006년 방중을 비롯해 2000년과 2001년, 2004년, 2010년 5월 등 5차례 모두 신의주-단둥(丹東) 루트를 이용했고, 지난해 8월 방중 때는 그 보다 북쪽인 만포-지안(集安) 노선을 이용했었다.
하지만 이번 방중에서는 그보다 훨씬 먼 경로인 북한과 중국의 최북단 국경지대인 남양-투먼(圖們) 루트를 이용해 중국 남동부 지역까지 방문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귀국 시 북중 최단 코스인 신의주-단둥(丹東) 루트를 이용하더라도, 이번 방중의 총 이동거리는 5,000km 를 넘게 돼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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