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붙었던 반도체와 액정화면(LCD) 업계에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불황으로 바닥까지 추락했던 제품 가격이 본격 반등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업계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4일 D램 익스체인지와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D램 반도체 주력 품목인 DDR3와 LCD의 주요 수요처인 TV용 패널 가격이 변곡점을 찍고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인 1기가비트(Gb) DDR3 D램의 고정거래가격의 경우, 3월 0.91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이 달 초 1.02달러까지 올라왔다. DDR3 고정거래가격이 1달러 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0.97달러) 이후 5개월 만. DDR3는 지난해 5월 2.72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최근까지도 원가에도 못 미치는 1달러대 미만에 머물렀다.
D램 반도체 상승세에 대해 업계에선 수요처인 PC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데다, 최근 일어난 일본 대지진의 여파와 함께 제품 공급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있다.
일부 PC 업체들은 2분기 이후로 예상되는 수요 회복에 대비해 재고 물량까지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적 증가세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PC) 등의 대중화도 D램 시황 회복에 긍정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D램 가격의 상승세는 유럽 등을 중심으로 교체 수요기에 접어든 PC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기기의 증가도 D램 시장엔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LCD 패널도 침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40~42인치 크기의 TV 패널 가격은 이달 들어 237달러로, 전월 대비 5달러 상승했다. 이 제품 가격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무엇보다 중국 노동절 연휴(5월1~3일) 특수 효과 때문이다. 노동절 기간 중 중국 시장에서의 LCD TV 판매가 전년대비 약 10% 이상 늘어나면서 패널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노동절 연휴 기간 동안 중국 현지 TV 업체들의 판매량이 기대치에 도달하면서 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 노동절 특수가 예상치에 부합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TV 업체의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3분기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연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둔 3분기는 TV 업체들의 판매가 늘어나는 대목으로 알려져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중국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에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그 동안 불황을 보였던 선진국에서도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당분간 LCD 패널 가격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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