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에 ‘두뇌’를 겸비한 ‘괴물’이 등장해 화제다.
올해 대학 신입생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성환(19ㆍ동아대)은 IQ 151로 천재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멘사 코리아’의 회원이다. 23일(한국시간)부터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의 국제 교류전에 참가 중인 최성환은 대학 선발팀의 막내이기도 하다. 고3 때 전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발군의 기량을 가진 그는 대학 새내기 중 유일하게 이번 선발팀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역사급(105㎏ 이하)인 최성환은 대한씨름협회가 주관한 첫 대회인 회장기에서 장사 타이틀을 차지하며 ‘씨름의 신(神)’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그는 후배들로부터 ‘씨신’으로 불린다. 성인무대 기준으로 한라급(105㎏ 이하)에 해당하는 최성환은 명석한 두뇌와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천하장사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최성환은 올해 체중 제한이 없는 통일장사부 대회에 출전, 8강에 진출하며 천하장사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모래판의 기대주인 최성환은 한라급으로 천하장사를 거머쥐었던 이만기(인제대 교수)처럼 되는 게 꿈이지만 ‘제2의 이만기’는 거부했다. 그는 “‘제2의 최성환이 나타났다’는 칭호를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자가 되고 싶다. 모든 것은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드러냈다.
원래 야구 선수가 꿈이었던 최성환은 초등학교 6년부터 진로를 씨름으로 바꿨다. 그는 “주위에서 야구에 소질이 있다고 했지만 왠지 지루하게 느껴졌다. 모래판에는 힘 좋고 강한 선수들이 많아 불타는 승부욕을 발동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경북 의성고 시절 전국체전을 잇따라 제패했던 최성환은 들배지기가 주특기. 하지만 두뇌 회전이 빠른 만큼 ‘수 싸움’에 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보통의 선수들은 3,4수 정도를 내다보지만 최성환은 2배인 7,8수까지 생각하며 샅바를 잡는다. 이로 인해 최성환과 맞붙는 상대들은 “힘은 비슷한데 수 싸움에서 진다”며 한숨을 내쉬곤 한다. 중3 때 멘사에 가입한 최성환은 IQ가 151이 나오는 등 영재 소리를 들었다. 그는 “상대에게 파워는 물론 머리 싸움에서도 이기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 최성환은 대학 선발팀의 ‘통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식당에서 주문하거나 의사소통이 막힐 때 주로 나선다”고 말했다.
‘남과 같이 해서는 남보다 잘 할 수 없다’는 게 ‘모래판의 대어’ 최성환의 좌우명. 최성환이 ‘씨름 황제’이만기를 능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네리페(스페인)=글ㆍ사진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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