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세나키스의 ‘리바운드 파트B’에서는 장구 대고 소고 같은 한국 전통 악기도 쓰여요. 2004년 광복절 기념 콘서트에서 김덕수 선생님의 연주를 보고 사물놀이에 관심을 가져 온 게 도움이 됐어요.” 한국 체류 중인 서울시향의 타악 수석 아드리앙 페뤼숑(28)이 타악기만으로 연주회를 갖는다.
한국에서 갖는 첫 독주회에서는 한국에 대해 예를 표하는 정도를 넘는다. 재독 작곡가 진은숙씨의 소개로 알게 된 작곡가 이도훈씨로부터 ‘나르시스 판타지’를 받아 초연한다. “이 메일로만 소통해 왔는데 철학적 깊이에서 공감하고 있어요. 타악기로 나누는 내면의 대화라 할까요.”한국과의 인연은 2003년 라디오프랑스오케스트라 오디션 때 정명훈씨와의 만남으로 이뤄졌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 협연 이후 저의 음악적 대부죠.”
그에게 타악기는 오케스트라의 코디네이터다. 타악 주자지만 악보 전체를 암기하며 연주하는 이유다. “다른 악기에 대해 정확하게 반응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셈이죠. 어려서 피아노 바순을 배운 덕이고요.”오케스트라 활동의 요체를 타인과의 관계 맺기라 하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다.
아버지 에티엔느 페뤼숑은 발레와 영화음악 작곡가고 어머니는 더블베이스, 남동생은 트롬본, 여동생은 플루트를 각각 연주하는 음악 가족이다. “프랑스 현대음악으로 앙코르를 준비했으니 보로 오세요.” 1월 발레와 오페라 음악을 모아 펼쳤던 강북 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 때는 지휘자로 나서기도 했다. 마셰의 ‘불사조’, 부친의 ‘첼로와 팀파니를 위한 다섯 개의 도고라 춤’ 등을 연주한다. 임수연(피아노) 이정민(첼로)씨, 알렉산더 화이트(트럼펫) 협연. 27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암버홀. 1588_1210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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