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다이소 제품을 사용해 보고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우리는 망하는 겁니다."
1997년 5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국내 첫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을 내고 시장 개척에 나선 박정부(66) 다이소아성산업 대표. 그는 창립 14주년(27일)을 앞두고 본보 기자와 만나 균일가 생활용품 사업을 가격과 품질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끝없는 게임에 비유했다.
일본의 균일가 생활용품업계 매출 1위인 다이소에 제품을 납품하던 국내 하청업체 대표였던 그가 일본과 합작으로 회사를 만든 뒤 현재 전국에 650개의 매장을 열었다. 전체 매장의 지난해 매출은 4,600억원. 5년 전인 2005년보다 5.8배 늘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만 44.7%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다이소는 전국 매장을 통해 하루에 85만1,851개의 상품, 연간 3억600만개 상품을 팔았다. 국민 1인당 연평균 6개씩 다이소 상품을 찾은 셈이다.
박 대표는 "제품 가격대는 1,000원이 50%, 1,500원이 9%, 2,000원이 28%로, 1,000~2,000원 제품이 전체 87%"라면서도 "일부 도자제품과 시계 등 최고급품인 5,000원 제품의 경우에는 품질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올렸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2014년 다이소 매출목표는 1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다이소의 영업이익률은 0.5~1%대다. 1,000원짜리 상품 하나 팔면 5~10원을 남기는 상황. 워낙 판매 가격이 싸다 보니 박리다매를 할 수 밖에 없다. 소규모 매장으로는 이익실현이 어렵다. 그는 "가맹점을 문의하는 개인사업자도 많은데, 일정 규모(200~300평)의 매장을 열지 못할 것 같으면 솔직히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물류비 절감을 통해 낮은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물류센터를 신축 중이다. 약 1,000억원을 들여 경기 용인시에 짓고 있는 연면적 10만㎡(약 3만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점포수가 지금보다 2~3배 늘어도 무난하게 물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박 대표는 "다이소가 널리 퍼지면서 가맹점을 원하는 개인사업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익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기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이소'라는 매장이름 때문에 '일본계 기업이 아니냐' '매년 많은 돈의 로열티를 지급한다더라' 하는 말을 듣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 그는 "2001년 9월 일본의 다이소산업과 합작을 하면서 그쪽이 30% 가량 지분참여를 한데다, 당시 일본제품도 많은 상황이어서 회사이름을 '다이소아성산업'으로 이름을 바꾼 뒤 매장이름을 '다이소'로 짓고, 기존에 일본 다이소산업의 기업이미지(CI)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지만 2008년부터 독자적인 CI도 만들었다"며 "로열티는 단 한 푼도 나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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