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친환경차 경쟁에서 하이브리드차량 대신 전기차로 승부수를 던진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쏘나타와 K5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놨지만 이와 경쟁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차량 이후의 대결을 준비하겠다는 것.
2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빠르면 내년말 전기차를 내놓고 2013년께 일반인에게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변수가 있지만 2013년께 누구나 르노삼성의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공급할 전기차는 준중형급이다. 경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현대차의 전기차 블루온과 차별성을 두겠다는 것. SM3를 기반으로 한 이 차량은 유럽에서는 플루언스 Z.E(사진)라는 이름으로 시세품이 나와 있다. 플루언스 Z.E.는 1회 충전으로 160㎞를 갈 수 있으며 최고시속은 135㎞에 이른다. 최고출력 95마력의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일반 전원으로 6~8시간 충전하면 완충된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이처럼 오래 걸리는 일반 전원용 충전 대신 독창적인 배터리 교환 방식도 준비하고 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이 미리 충전된 배터리를 충전소에서 교환하는 방식(퀵 드롭)의 체제를 갖추겠다는 것. 퀵 드롭 방식을 사용할 경우, 충전 시간은 불과 3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권상순 르노삼성 연구개발 본부 이사는 "이미 이스라엘 등에서 성공적으로 시범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변환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기존 내연 기관의 주유 방식과 유사해 전기차의 일반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이같은 충전 방식을 통해 전기차 택시를 실생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택시는 일반 차량에 비해 일일 주행거리가 4~5배나 되므로 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우선 개선 대상이다. 또 전기차를 경험한 승객의 입소문 홍보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문제는 가격. 프랑스에서 플루언스 Z.E는 2만1,300유로(약 3,300만원)로 책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상용화는 가격이 2,000만원대까지 낮아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이 늘어 나면서 현재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2017년께는 현재의 30%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세계 혜택 여부에 따라 르노삼성이 2,000만원대 준중형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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