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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의 베이스볼그래피] <8> 퓨처스리그에서 만났던 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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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의 베이스볼그래피] <8> 퓨처스리그에서 만났던 정훈

입력
2011.05.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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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로 야구경기를 지켜보던 중 반가운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긴 여운을 남겼던 선수인데요. 바로 롯데의 정훈 선수입니다.

정훈 선수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7월 제주에서 열린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전에서였습니다. 사실 수 많은 야구 중계를 접했지만 2군 경기를 직접 보게 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는데요. 조금은 실망했습니다. 늘 만원 관중으로 북적이는 1군 경기와는 달리 경기장이 텅 비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올스타전을 기다렸을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멋진 인터뷰를 해서 이 선수들을 돋보이게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다는 심정으로 낯선 선수들의 이름을 머리 속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그 때 인터뷰한 선수가 바로 정훈 선수입니다. 이름도 외자이고 저와 생일도 같아 친근하게 느껴지더군요. 무엇보다 정훈 선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었던 이유는 아마 그의 특별한 사연 때문이었을 겁니다. 2006년 신고선수로 현대에 입단했지만 1년 만에 방출된 그는 군 복무 후에 모교인 마산 양덕초등학교에서 야구부 코치로 뛰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그의 인생을 단단히 마음에 품은 채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그는 1군 무대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검게 그을린 얼굴에선 반짝이는 눈빛이 보였습니다. 마침 퓨처스리그 다음 날이 정훈 선수의 생일이었는데 인터뷰로 나마 생일선물을 한 것 같아 정말 기뻤습니다.

얼마 전, KBS 교양프로그램인 에서 SK 2군 선수들의 일상을 소개했습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화려함 이면에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정훈 선수를 비롯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모든 2군 선수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KBS N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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