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섬김과 희생을 통해 우러나는 사랑이다.'
충남 천안의 백석대는 기독교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바탕으로 인성교육과 사회적 봉사를 우선하는 대학이다. '난 사람'보다 '된 사람' 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기독교적 글로벌 리더 양성
백석대는 장종현 박사가 1976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대한복음신학교를 설립하면서 태동했다. 1983년 방배동 교사 신축, 1990년 교육부의 '기독신학교' 설립 승인을 거쳐 '기독교적 글로벌 리더양성'의 돛을 올렸다. 이후 1992년 4월 충남 천안시 안서동 115번지에 본관(진리관) 준공을 계기로 '천안 시대'를 열었다. 이어 1996년 12월 천안대학교로 교명변경 인가를 받으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교명변경은 신학교 이미지를 벗고 신학을 포함한 일반 학문의 전당으로서 한국 대학교육 역사의 현장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2005년 7월엔 백석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기독교 대학의 글로벌 리더'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비전 실현에 나섰다.
된 사람을 위한 인성교육
백석대는 3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매년 평균 입시경쟁률이 10 대 1을 웃돌고 있다. 모든 교수와 교목(校牧), 직원들이 함께 심혈을 기울이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학부모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결과라는 것이 학교측 설명이다.
백석대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을 기초로 한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추구하고, 열정적인 사회봉사를 통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도록 가르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우리사회와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본에 강하고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된 사람'을 키우는 밑거름이다.
백석대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21세기 산업동향을 반영한 지속적인 교육과정 개발을 비롯해 ▦학사제도의 합리적인 정비 ▦산학협력 활성화 ▦국내ㆍ외 대학과 교류 확대 등에 적극 나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대학종합평가 및 교양교육평가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도약을 거듭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교육개혁추진 및 BK21 지원 대학, 특성화우수대학, NURI사업 사회복지분야 중심대학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교수담임제와 복수학위제
학생지도체제를 일원화한 담임교수제는 책임교육 실현과 함께 학생들의 중도탈락을 예방하며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담임교수제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신앙 및 전공교육, 생활지도, 취업지도까지 담임교수가 전담해 사제간 인격적 교감을 도모하려는 프로그램이다.
12개 학부, 185명의 교수가 1인당 평균 15명씩 재학생을 전담하는 멘토링수업도 이 대학 특유의 교육방식이다. 재학생들은 담당교수를 동반한 교내 사진촬영과 학교 탐방 등의 과정을 통해 장학금 제도나 해외연수 등 절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교수와 함께하는 영화관람, 등산, 피자파티 등 강의실 밖에서의 속 깊은 대화는 사제간의 정을 쌓고 바른 인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복수학위제와 '3+1제도'(국내 캠퍼스에서 3년, 외국 대학에서 1년 수학)도 시행하고 있다. 복수학위제는 2년씩 교차 수학하는 제도로 두 국가 간 언어와 문화,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 백석대의 나눔문화 운동
백석대가 지닌 경쟁력의 원천은 다양한 나눔 문화 실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웃과 함께하는 대학'을 지향하는 백석대는 지역 내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보듬는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해마다 개최하는 천안시내 어르신 초청잔치는 매머드급 봉사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다.
협력병원은 물론이고, 같은 재단인 백석문화대까지 참여해 천안시내 65세 이상 노인 1,000여명에게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서비스는 ▦방사선과 골밀도 측정 ▦치위생과 틀니 관리상담 ▦생활체육학과 스포츠 마사지 ▦안경광학과 안경 세척 및 상담 ▦보건학부 물리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진다.
사범학부 특수교육과 학생들이 천안시내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장애학생을 위해 여는 '무지개 마을'은 장애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살려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지개 색깔을 이용해 장애학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이 봉사활동은 새로운 장애교육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특수체육학과 학생들의 등산 봉사활동은 장애아동 및 가족에게 최고의 나들이 선물로 자리잡았다. 학생들은 매년 2회 등반대회를 열어 지적장애, 발달장애, 지체장애 등으로 소외된 아동 100여명과 함께 산행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장애아동의 부모와 형제까지 동참하는 가족행사로 펼쳐져 더불어 사랑 나누기를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사랑'이 듬뿍 담긴 '백석 김장 나누기'는 봉사활동의 백미로 꼽힌다. 백석대와 백석문화대 학생 교직원이 총출동해 8년째 이어오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김장 나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겨울에는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 등 250여명이 '글로벌 김장' 5,000포기(1만㎏)를 담가 천안시내 28개 읍ㆍ면ㆍ동의 저소득 가정 및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이밖에도 백석대는 올해부터 대학교회를 비롯해 천안시 및 개안수술 의료기관 등과 손잡고 천안시민 100명에게 백내장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과 교회가 수술비 전액을 부담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으로 주민들로부터 환영 받고 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 백석대 설립자 장종현 박사
백석대는 기독교계 내부에서 자기반성을 통한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개혁생명신학운동을 주도해 주목 받고 있다.
백석대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21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 백석아트홀에서 '제4회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대회는 지난 10년간 국내 교회가 무려 1만개나 늘어났지만 기독교 신자수는 150만명 줄어든 원인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의 자리였다.
주제강연에 나선 학자와 교계 인사들은 "신학을 공부한 목사들의 숫자는 늘어났으나 젊은 층 신자들은 되레 줄어 안타깝다"며 기독교에 생명을 불어넣는 성경의 근본정신이 기독교와 멀어진 현실에 대한 교회의 반성을 촉구했다.
지난해 출범한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백석대 설립자인 장종현 박사가 주창한 신앙운동이다. 부패와 타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교회의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학회는 한국교회가 새로운 신학에 매달리지 말고 16세기 캘빈 등이 펼친 개혁주의신학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 참가자들은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중심으로 ▦신앙운동 ▦신학회복운동 ▦영적생명운동 ▦하나님나라운동 ▦기도운동 ▦성령운동 ▦나눔운동 등 7대 실천과제를 범 교단으로 확산시켜 한국 교회는 물론 세계교회의 생명력을 회복하자고 제안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 대표고문인 장 박사는 "기독교대학을 설립한 것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성경의 진리를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며 "백석대는 설립 이후 상황변화에 따른 이익을 얻기 위해 설립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한번도 없었고, 어려울 때 성경말씀의 실천을 더욱 구체화했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또 "교회는 항상 성경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였고, 그런 노력으로 종교개혁과 개혁주의신학이 나타났으나 오늘날 개혁주의신학이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학문으로 취급돼 생명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은 그리스도의 풍성한 생명수가 모든 사람의 가슴에 솟아나 흘러 넘치도록 마시게 하는 펌프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 교회의 개혁을 위해 솔선하면서 백석대가 지향하는 기독교적 글로벌 리더 양성도 내실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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