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3일 중국 장쑤성(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과 전격 회동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나흘째인 이날 밤 자신이 묵고 있는 양저우 시내의 영빈관에서 장 전 주석이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 북중 양국의 전통적 우의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북중 경제협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은 장 전 주석으로부터 과거 고 김일성 주석에 대한 추억 등을 전해 듣는 등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삼남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의 후계구도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5년 만에 만난 장 전 주석에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옥으로 만든 신묘년 토끼상을 선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22일 밤 김 위원장이 양저우에 도착하기 전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에 동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현지 목격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시 부주석이 이날 밤 특별열차에서 함께 내려 준비된 벤츠 리무진을 타고 양저우 영빈관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과 시 부주석은 양저우 도착 이전 특별열차 내에서부터 상당한 시간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시 부주석은 동북3성의 경제개발과 북중경협을 연계하는 큰 그림 등에 대해 폭넓은 협의를 가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저우가 장 전 주석의 고향이고, 시 부주석은 장 전 주석이 대부 격인 '상하이방(上海幇)' 계열이라는 점 등 때문에 시 부주석이 이 같은 의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시 부주석은 이날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전 총리의 방중에 맞춰 베이징으로 돌아가 만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지난해 5월 방중 당시에는 첫 방문지인 다롄(大連)에서 리커창(李克强) 상무 부총리가 수행했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양저우(揚州) 시내 한장개발구의 IT 업체인 징아오(晶澳) 등에 대한 산업시찰에 나섰고 오후에는 영빈관 인근의 대형 할인마트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그외 시간은 영빈관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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