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1970년대 '40대 기수론'의 한 축이었던 이철승(89) 전 신민당 대표가 2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회고록 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출판기념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김수한 전 국회의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정대철 박실 전 민주당 의원 등 각계 인사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나의 정치활동은 끝나지 않았다"며 "민주 통일이 되는 날까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권으로 구성된 회고록에는 4ㆍ19 혁명과 5·16쿠데타, YS·DJ와의 경쟁,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 등 이 전 대표가 겪은 현대 정치사의 주요 장면이 생생히 담겨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책에서 "나는 구세대의 막둥이요, 신세대의 맏형으로 두 세대를 이어준 교량 역할을 했다"면서 "대한민국 현대사 기록을 후대에게 남겨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이 있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5ㆍ16 쿠데타와 관련, "나는 5·16 한 달 전에 장면 총리에게 쿠데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쿠데타 세력이 거사일을 4월29일∼5월26일로 잡았다는 첩보를 들은 현석호 국방장관이 미8군에게 문의했으나, 미군측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 현 장관이 경계심을 풀어 버렸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대선 후보로는 DJ를, 차기 전당대회에서 총재로는 이철승 후보를 지지키로 했다'는 내용의 각서를 DJ와 함께 작성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문제의 각서는 DJ가 일방적으로 써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DJ는 각서와 달리 76년과 79년 두 차례 총재 경선에서 나를 지지하지 않았고 이후 82년 동교동을 찾아갔을 때 내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77년 여야 영수회담에서 당시 박 대통령에게 이원집정부제로 개헌할 것을 제안했다"며 "추후 들은 얘기로는 박 대통령은 개헌 논의를 지시했으나 공화당과 유정회 일부에서 반대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