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등 7개 부실 저축은행의 매각 절차와 방식이 확정됐다. 수도권에 지점을 둔 인기 매물과 그렇지 않은 비인기 매물을 서로 묶는 '패키지 방식'을 통해 7월 중순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결정키로 했다.
예금보험공사는 7개 저축은행을 ▦중앙부산+부산2+도민 ▦전주+부산 ▦대전+보해 등 3개 패키지로 묶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예보는 24일 매각 자문사를 통해 이런 내용의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예보가 패키지 입찰을 추진하는 것은 예비 인수자들이 수도권에 지점을 둔 저축은행(중앙부산ㆍ전주ㆍ대전)에만 주로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 예보 측은 "다수 저축은행을 매각할 수 있고, 매각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패키지 방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단 패키지 입찰이 무산되는 경우에는 개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금주 농성 때문에 실사가 늦어져 이번 공고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던 부산저축은행도 대상에 포함됐는데, 예보는 "13만명에 달하는 다수 소액예금자(총 3조 2,000억원)를 고려해 계약 이전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입찰 참가 자격은 삼화저축은행 때와 같이 부실 흡수여력이 있고 재무상태가 건전한 회사로 제한하기로 했다. 관련 법규가 규정하는 저축은행 대주주 자격을 갖춰야 하고, 총자산 2조원 이상이거나 컨소시엄의 경우 총자산 2조원 이상인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인수 희망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업종 제한은 하지 않기로 했다.
매각은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ㆍ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계약 이전에서 제외되는 5,000만원 초과 예금은 해당 저축은행에서 얼마만큼 자산ㆍ부채가 회수되느냐에 따라 보장 액수가 달라진다.
벌써부터 이들 저축은행들을 눈여겨봐 온 금융그룹들은 어떤 패키지가 가장 좋은 조건의 매물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주 이익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 밝혔고, 신한금융도 지주 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저축은행이 있다면 응찰하겠다는 분위기다.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은 저축은행 한두 개를 더 인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민영화 등 다른 과제가 산적해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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