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올 들어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79포인트(2.64%) 떨어진 2,055.71로 장을 마쳤다. 이달 2일 최고점(2,228.96)을 찍은 지 불과 3주일 만에 7.8%나 곤두박질친 것. 이날 낙폭은 일본 대지진 여파로 주가가 휘청이던 3월12일(-43.98포인트)이나 3월15일(-47.31포인트)보다도 큰 규모다.
증시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4,092억원을 순매했다. 이에 따라 5월중 누적 순매도액도 3조1,292억원을 기록했다. 매도세는 운송장비(-1,738억원)와 화학(-1,761억원) 업종에 집중됐다.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이날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있던 것도 아닌데 유난히 반응이 크게 왔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이날도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5,827계약(7,994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에는 선물 순매도 규모가 3,495계약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순매도 규모가 2만7,664계약으로 확대됐다. 이는 다음달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될 경우의 유동성 축소 우려와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글로벌 악재들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인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차익실현 후 복귀할 것이란 입장과, 국내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고 떠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이달 초만 해도 외국인 선물 매도는 과거 매수 물량 청산이 대부분이었는데 지난 주부터는 신규 매도세가 유입됐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흐름과 연동한 매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 때문에 외국인이 선물을 내다팔고 있지만 규모가 과하지 않고 지수 반등에 따라 매도세도 진정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2.74% 하락해 472.94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달러당 1,090원대로 올라섰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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