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캠프 캐럴에 유독물질이 묻혔던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존 D. 존슨 미8군사령관은 23일 "캠프 캐럴에서 1978년에 특정 물질을 매몰한 기록을 찾아냈다"며 "전역한 미군 병사들이 언급한 지역 주변에 화학물질과 살충제, 제초제, 솔벤트 용액이 담긴 많은 양의 드럼통을 매몰했다는 사실이 92년 미 육군 공병단 연구보고서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묻힌 드럼통과 그 주변에 있는 40~60톤 가량의 흙이 79년부터 80년까지 이 지역에서 다른 지역(offsite)으로 옮겨져 처리(dispose)됐다. 하지만 드럼통 안의 물질이 고엽제인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미8군 관계자는 "보고서에 언급된 다른 지역이 부대 내부인지 바깥인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보고서는 일반적인 환경평가서"라고 설명했다. 미8군측은 이 드럼통이 왜 묻혔는지, 이후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8군은 또 2004년 지하투과 레이더를 사용한 후속조사에서 13개의 시추용 구멍을 뚫었는데 이 중 13번째 시추공에서 다이옥신의 흔적이 검출됐지만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미량이었다고 덧붙였다.
존슨 사령관은 "뉴스 보도에서 언급된 지역과 공병단의 보고서에 나온 지역이 같은지를 먼저 확인할 것"이라며 "매몰 지역이 확인되면 한미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 지역에 고엽제의 성분 물질이 검출되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존슨 사령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정부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육동한 총리실 국무차장과 면담하고 "한미 공동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사령관은 "이번 사안의 긴급성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한국 측과 긴밀히 협조ㆍ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캠프 캐럴 공개에 이어 앞으로도 한미 공동조사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육 차장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한미 공동으로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신속히 진행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 개최를 통한 한미 공동조사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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