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 소리에 ‘루차 코리아노 메홀(씨름 최고)’이라는 찬사가 더욱 부각됐다.
23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의 ‘유니온 사르디나 클럽’에서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의 국제 교류전 1라운드가 열렸다. 한국은 대학 선발팀, 스페인은 라스팔마스 선발팀을 내세워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한국은 경기 전부터 ‘응원’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얼쑤’하며 시작된 사물놀이패의 공연은 대학 선발팀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라스팔마스의 한인 사물놀이 동호회는 꽹과리와 북, 장구, 징으로 신명 나는 우리의 가락을 연주하며 현지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최정만(경기대)은 경기장에 태극기가 휘날리자 “소름이 돋는다”며 승부욕을 더욱 불태웠다. 달궈진 분위기는 모래판에서도 이어졌다.
1번 주자인 황웅(한림대)은 첫째 판을 내줬지만 2번 주자인 이승우(인하대)는 루차 방식으로 진행된 첫째 판을 잡는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이승우가 둘째 판에서 들배지기로 카메룬 출신인 미일 마세를 제압하자 황웅도 1-1에서 루차 방식으로 겨룬 셋째 판을 따내며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이날 경기는 첫째 판 루차 방식, 둘째 판 씨름 방식으로 경기한 뒤 무승부 시의 셋째 판은 번갈아 가면서 씨름과 루차로 승부를 가렸다. 또 2명이 차례로 경기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최정만과 장대현(인제대) 등이 루차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9승3패로 1라운드를 승리했다. 그러자 2대에 걸쳐 루차 카나리아를 즐기고 있는 스페인의 카를로스(40)와 다나우수(6) 부자(父子)는 “루차 코리아노 메홀’이라고 외쳤다. 교민들도 신이 났다. 김창욱(60)씨는 “이런 국제 교류전은 서로의 문화를 알리고 교민들도 뭉치게 만드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 라스팔마스에도 태권도, 가라데와 같이 씨름 도장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차 카나리아도 씨름의 매서움을 인정했다. 프란시스코 라모스 오헤다(45) 사르디나 클럽 회장은 “씨름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기술은 비슷한데 들배지기에 대한 방어가 부족했다”며 한국 선수들을 칭찬했다. 대학 선발팀은 25일 테네리페 선발팀과 2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라스팔마스(스페인)=글ㆍ사진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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