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빠진 한국 기업의 공통점은 리더십의 부재입니다."
국내 첫 민간 기업회생전문회사(turnaround firm)인 '힐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세운 이영달 대표는 20일 부실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지배구조와 경영자의 리더십을 철저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대기업 총수가 개인 돈이라지만 선물 투자로 재산을 더 불리려다가 1,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무모하고 비윤리적인 경영이 위기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미 기업 전문가 올슨 등이 2008년 하버드비지니스리뷰에 기고한 "기업의 성장 정체 또는 쇠퇴 원인 중 기업 밖에서 온 것은 13%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인용하며,"대부분 기업에서 경영진 특히 오너 문제가 위기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실패한 한국 기업들도 회사의 성장 보다는 오너나 몇몇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도모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대주주와 경영진들이'경영 위기의 원인은 나의 역량과 태도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회생전문회사의 경우 기존의 구조조정회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흔히 국내에서는 구조조정하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CRC는 돈으로 회사를 사고 팔아 차익을 남기는 게 목적이지만 우리는 '위탁경영' '경영자문' '직접 인수투자'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도와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성장전략을 통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정화 한양대 교수(전 코스닥상장심사위원장), 정철화 박사(전 일본능률협회컨설팅 한국법인 부회장), 이명수 뉴욕시립대 교수(전 키클린 비지니스 스쿨 부학장), 미국 기업회생컨설팅전문가 에드워드 필즈 등이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을 돕는데 힘을 쏟고 싶다"며 "몇 개 품목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그 지역에 맞는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가 1970, 80년대 목재 임가공 기업을 운영하다 도산해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며 "한 기업이 쓰러지면 얼마나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고통을 겪는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공고(금오공고)를 다니다 군 복무 중 야간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주)쌍용을 거쳐 (주)카스에서 13년 동안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 등으로 일했다. 1998년 에드워드 알트만 뉴욕대 교수의 '기업의 재무위기와 도산'이라는 책을 읽고 '기업회생전문가'가 되겠다고 다짐한 그는 한양대와 뉴욕 버룩컬리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한양대에서 경영 전략 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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