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친노 인사들의 진로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관심사다.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친노 진영은 폐족(廢族)의 위기까지 내몰렸고, 친노 인사들은 제각각 민주당, 국민참여당, 시민사회 및 재야∙무소속 등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에서 이런저런 자리에 대거 당선자를 내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안희정(충남지사), 이광재(전 강원지사) 등 민주당 내 인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 전 지사는 '박연차 게이트'의 멍에를 벗지 못하면서 지사직을 내놓아야 했고, 향후 10년 간 정치활동도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초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걸고 창당한 참여당도 굴곡이 있었다.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와 올해 4ㆍ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 자격을 잇따라 따냈지만 정작 본선에서 거푸 패배, 입지가 위축됐다. 한때 야권에서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던 유시민 대표는 재보선 패배 후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도 지지도가 뒤진다.
최근 들어 친노 진영에선 가장 주목 받는 사람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문 이사장은 그동안 정치권 바깥에 머물렀다. 하지만 재보선 당시 김해을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며 나름의 역량을 보여줬다. 그를 향해 정치권에 들어와 야권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거나 아예 대선주자로 나서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최근 "문 이사장이 대선후보군에 합류해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고, 백원우 의원도 "문 이사장이 총선ㆍ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도 대권에 도전할 역량을 갖춘 친노 인사로 평가 받고 있다. "아직은 지사직을 열심히 한다"는 입장이지만 차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는다.
때문에 유시민 문재인 김두관 등 친노 대선주자군의 공조와 경쟁이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친노 인사는 "친노 진영 내 대선주자군이 다양해지면 선의의 경쟁으로 국민에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친노 진영의 당면 과제는 민주당과 참여당의 통합 문제다. 후보 단일화를 놓고 경쟁하다가 첨예한 갈등을 빚었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후보 단일화라는 기존 연대 방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두 당은 통합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압력은 더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문 이사장이나 이해찬 전 총리 등 정치권 외곽의 친노 인사를 중심으로 재편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