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1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일본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시와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 일대의 대지진 피해 지역을 둘러봤다.
한중일 재난관리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피해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오후3시께 아즈마 종합운동공원내 실내체육관에 차려진 후쿠시마 이재민 피난소에 거의 동시에 모습을 나타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200여명의 현지 주민들도 '어서오세요'라는 현수막을 들고 환영했다.
이들은 우선 피난소 앞에 차려진 시식대에서 이 지역 농산물인 오이와 방울토마토 등을 시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산 농산물에 대해 커지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본이 마련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국 내 정치적 이득을 위해 간 총리가 정상들의 피해지역 방문과 농산물 시식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피난소 내 임시거처를 방문,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 공항에 도착한 뒤 인근 나토리(名取)시의 유리아게 주민회관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주민회관에 걸린 벽시계가 재해 당시 시각인 오후 2시50분에 멈춰 선 것을 보고 옅은 탄식과 함께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미야기현 다가죠(多賀城)시 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수용시설로 자리를 옮겨 휠체어에 앉은 노인들을 무릎을 굽힌 채 위로했다. 이재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깜짝 방문한 이 대통령과 악수하고 사진을 함께 찍으며 반겼다.
오후에는 센다이 총영사관에서 지역 동포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가 터졌지만 일본을 도운 것은 한국민의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한다"며"위기에서 일본 국민이 보여준 자세도 감동을 줬지만 세계에서 일본에 가장 도움을 주려는 나라도 대한민국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 지역을 둘러본 이 대통령은 열차편을 통해 3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쿄(東京)로 이동, 간 총리가 주최한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 참석한 뒤 3국 연주자 합동연주회를 관람했다.
도쿄=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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