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설에 휩싸였던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이 21일 한 결혼식장에서 조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이상득계가 소장파의 지원을 받은 황우여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뒤 친이계를 양분해온 양측의 관계가 더욱 불편해졌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 장관과 이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국회 후생관에서 열린 이 장관 정책보좌관 김일호씨의 결혼식에서 만났다. 사무처 당직자 출신인 김 보좌관이 두 사람을 모두 보좌한 인연이 있어서 이 장관이 주례를 섰고, 이 의원은 하객으로 참석했다.
이 의원과 이 장관은 결혼식이 끝난 뒤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신랑 김씨를 사이에 두고 같이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22일 "두 사람은 서로 안부를 묻는 말을 주고받았지만 정치적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우가 관심을 모은 이유는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경선 이후 양측이 갈라선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꾸준히 나왔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진로도 달리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두 사람이 지난달 11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을 때도 현안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내대표 경선 때와 달리 7월4일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화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명박 정부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는 만큼 차기 당 대표 경선에서는 양측이 손을 잡아 주류의 '복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고, 이 장관의 한 측근은 "사이가 나쁘다면 이 장관이 주례 서는 결혼식에 이 의원이 왔겠느냐"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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