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대신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역분화 줄기세포)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파킨슨병 환자의 맞춤형 세포치료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체세포를 거꾸로 분화시켜 발생 초기 단계의 상태로 되돌려 놓은 세포다.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하면서 만드는 데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어 치료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상훈 한양대 의대 교수팀과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팀은 체세포를 거꾸로 분화시키는 데 필요한 유전자들을 담은 바이러스를 넣어 역분화 줄기세포 6종을 만들었다. 또 바이러스를 쓰지 않고 유전자들을 단백질로 바꾼 다음 이를 넣어 역분화 줄기세포 2종을 만들었다. 6종을 모두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결과, 연구팀은 바이러스로 만든 역분화 줄기세포에서만 암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이상이 생겼음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단백질로 만든 역분화 줄기세포는 정상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했고, 파킨슨병에 걸린 실험쥐에 이식했더니 증상이 회복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단백질 역분화 줄기세포로 좀더 안전한 파킨슨병 치료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을 도파민 신경세포에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는 운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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