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방치돼 왔던 서울 도봉구의 골프연습장 부지가 녹색공원으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도봉구 창1동 산157-1 초안산공원 내 골프연습장 계획부지 1만7,851㎡와 근처 배나무밭 1만213㎡에 내달 공원 조성공사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초안산공원 내 골프연습장 부지는 주민과 사업주가 10여년 간 갈등을 거듭해온 대표적인 분쟁 지역. 이 곳은 1997년 78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 사업시행 인가가 났다. 그러자 인근 아파트 주민 1만여 명은 학습 환경이 나빠지고 조망권을 침해 받는다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소송 전까지 벌인 끝에 2008년 대법원은 골프연습장 사업시행자 손을 들어줬다. 공사가 시작되고 녹지가 훼손되자 주민들은 인간띠 잇기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결국 서울시와 도봉구가 민원 해소와 녹지 복원을 명분으로 사업시행자를 설득해 부지 매입에 나섰다. 시비 150억원을 들여 토지보상을 하고 공원을 만들게 된 것이다.
주민들의 끈질긴 민원으로 만들어지게 된 이 공원은 주민의 뜻을 반영해 조성된다. 골프연습장 지반 조성공사로 노출된 바위들은 암석원으로 활용하고, 경사지는 여름철 물놀이가 가능한 생태공원으로 꾸민다. 주민참여형 텃밭공원과 다목적 잔디광장도 들어선다.
초안산공원 인근 배나무밭도 이번에 함께 공원으로 바뀐다. 배나무 486그루가 있는 과수원인 이곳 역시 통행이 불가능하고 농약을 살포해 민원이 잦았다. 시는 42억원을 투입해 토지보상을 하고 공원을 조성한다. 기존 배나무 일부는 생태교육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억새원과 휴게공간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내달 공사를 시작해 연말 개원할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 인접지역 보상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단절된 곳은 산책로로 연결해 이곳을 지역 거점공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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