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홉킨스(46ㆍ미국)가 프로복싱 사상 최고령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홉킨스는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벨센터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장 파스칼(28ㆍ캐나다)을 판정으로 물리치고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로써 홉킨스는 조지 포먼(62)이 세웠던 종전의 최고령 세계 챔피언 등극 기록을 경신했다. 포먼은 만 45세 10개월이었던 1994년 WBCㆍ국제복싱기구(IBF) 통합 헤비급 타이틀 매치에서 마이클 무어러를 10회 KO로 쓰러뜨리고 사상 최고령 챔피언 타이틀 획득 기록을 세웠었다.
1965년 1월15일 생으로 만 46세 4개월인 홉킨스는 조카 뻘의 챔피언을 맞아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체력과 스피드를 과시하며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115-113, 116-112, 115-114)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홉킨스는 12라운드 종료 공이 울릴 때까지 지친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7라운드가 시작되기 전에는 캔버스를 짚고 팔굽혀 펴기를 하는 쇼맨십을 선보이는 등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이날 승리로 52승(34KO)2무5패를 기록한 홉킨스는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내가 46세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50세가 되도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타이틀 매치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후 6개월 만에 열린 재대결에서 홉킨스에 무릎을 꿇은 파스칼은 “홉킨스는 위대한 챔피언이다. 그와의 두 차례 대결을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대선배의 경륜에 존경심을 표했다.
필라델피아 뒷골목 불량배로 10대 시절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홉킨스는 복싱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17세의 나이에 강도 혐의로 18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던 중 본격적으로 복싱을 시작했고 1988년 감형으로 풀려난 후 프로에 입문, 로이 존스 주니어, 오스카 델라호야, 저메인 테일러 등과 명승부를 펼치며 미들급 사상 가장 성공한 복서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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