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유영구(65)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학교법인 명지학원 이사장 재직 당시 2,500억원대의 횡령과 배임을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로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씨가 횡령한 금액은 797억원, 명지학원에 손해를 끼친 금액은 1,735억원으로 사학 비리 사상 최대 규모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04년 명지학원의 수익업체인 명지건설이 부실화돼 자금 사정이 나빠지자 명지대 재산인 토지를 매각한 뒤 매각대금 340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유씨는 매각대금을 교비로 회계처리해야 하는데도 자신이 연대보증을 선 명지학원의 채무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2007년에는 명지학원의 수익자산인 명지빌딩 매각자금 등 1,735억원을 부도 위기에 처한 명지건설에 무담보 지원해 명지학원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는 명지건설이 부도 나면 연대보증을 선 자신도 개인 파산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명지학원에 대한 경영권도 상실할 위기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명지빌딩 매각으로 명지학원의 수익이 없어져 직원 인건비 지급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하자 명지대, 관동대, 명지전문대의 교비 35억원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매각에 따른 부가가치세를 체납해 명지건설 주식 일부가 압류되자 명지대 교비 등 132억원을 횡령해 압류를 푼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명지학원 설립자 유상근 전 국토통일원장관의 아들로 1992~2008년 명지학원 이사장을 지냈으며, 2009년 2월부터 KBO 총재를 맡았으나 지난달 말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 2일 총재 직을 사퇴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