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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죄 누명 벗고도 고립무원… 진도서 옥주서당 연 장의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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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죄 누명 벗고도 고립무원… 진도서 옥주서당 연 장의균씨

입력
2011.05.2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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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간첩’과 ‘비전향 장기수’ 딱지를 붙이고 살았던 장의균(61)씨가 전남 진도군의 한 시골 마을에 서당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진도읍에 옥주서당을 연 장 훈장은 30여명의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자기초와 중국어, 일본어 등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또 지난달부터는 진도중학교에서 한자 기초수업을 맡았다. 장 훈장은 1987년 7월 ‘간첩죄’로 징역 8년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일본 유학 시절, 재일 조선인(북한 출신)들과 접촉해 국가 전복 등의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였다.

1995년 8월 만기 출소한 장 훈장은 비전향 장기수라는 딱지가 붙어 취업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자 친인척들이 있는 고향 서울을 떠나 산과 바다가 있고 예술의 혼이 살아 숨쉬는 진도에 정착한 지 7년이 됐다. 97년 전국 민족예술제가 열리는 목포에서 회원들과 진도를 방문하고, 진도에 매료됐다는 장 훈장은 “이제는 시골에서도 볼 수 없는 서당을 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외국어 도우미 선생님들과 함께 옥주서당을 만들게 됐다”며 “여건이 허락되는 한 후학양성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자 발음을 한글로 해석하는‘우리말 한자 1800자(상용한자)’ 작업을 마치고, 출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초 한자인 갑골문(甲骨文)을 바탕으로 한 4,312자 교정본을 저술 중에 있다. 장 훈장은 22일 “‘간첩사건이 조작됐다’는 결론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민족예술이 살아 숨쉬는 진도로 오게 됐다”며 “8년간의 감옥 생활이 우리 말만 알아도 알 수 있게 한 우리말 한자 책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진도=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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