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대통령 2주기 앞두고 방문친노인사들 "아방궁 발언 사과하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23일)를 앞두고 2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했다. 대표 권한대행이기는 하나 한나라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묘역을 찾은 뒤 예정에 없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권 여사와 함께 있던 친노무현 인사들은 황 원내대표에게 다그치다시피 서운했던 가슴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백원우 의원은 "황 원내대표가 오셨으니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고 운을 뗀 뒤 "2008년 당시 홍준표 원내대표, 조윤선 대변인 등이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사과를 해 달라.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절반은 사저이고 절반은 경호동"이라며 "아방궁은 너무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권 여사는 "한나라당에서 처음오시니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가슴에 맺힌 것이 많아 저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황 원내대표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당장 이명박 대통령 퇴임 후 사저 문제가 부메랑으로 되고 있지 않은가. 정치권도 전직 대통령에 예우를 하는 문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계속 황 원내대표를 몰아세웠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얘기를 들어보니 진작 찾아 뵈었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했고, 권 여사는 "방문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한편 23일 노 전 대통령 2주기를 맞아 야권의 주요 대권주자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은 일제히 봉하마을을 찾을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최고위원, 한명숙 전 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방문한다. 국민참여당에선 유시민 대표, 재야 친노 그룹에서는 문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김두관 경남지사가 봉하마을을 찾을 계획이다. 특히 문 이사장의 경우 대선 출마설 등이 끊이지 않고 있어 노 전 대통령 2주기를 전후해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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