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의식 변화의 영향으로 '황혼 이혼'과 함께 '황혼 결혼'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0세 이상 남성의 결혼 건수는 1만8,791건으로, 전체 혼인 건수의 5.8%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년 전인 1990년(5,014건ㆍ1.3%)보다는 4배 가까이, 10년 전인 2000년(8,928건ㆍ2.7%)보다는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60세 이상 남성의 결혼 건수도 같은 기간 각각 1,570건, 2,291건, 4,812건으로 크게 늘었다.
노년기 결혼 급증현상은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50세 이상 여성의 혼인 건수와 전체 혼인 중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90년 2,081건, 0.5%에서 2000년 4,145건, 1.2%, 2010년에는 1만956건, 3.4%로 역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여성의 60세 이상 혼인도 같은 기간 394건, 758건, 1,857건으로 증가했다.
황혼 결혼 급증은 황혼 이혼 증가추세와 연관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50세 이상 남성의 이혼 건수는 1990년 3,384건에서 2000년 1만5,517건, 2010년 1만8,791건으로 증가했고, 50세 이상 여성도 2,081건, 4,145건, 1만956건으로 늘었다. 이혼한 노인들이 새 배우자를 찾아 나서면서 결혼도 함께 증가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로 노인층 인구가 늘어난데다, 한 사람과 백년해로해야 한다는 결혼에 대한 고정 관념이 변화한 결과"라며 "황혼 이혼에 대한 부담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처럼 황혼 결혼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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