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센터' 서장훈(37)의 LG행은 극적이었다.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지만 그는 지난 15일 전자랜드와 3억5,000만원(연봉 2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에 1년 재계약하며 이적설을 잠재웠다. 대부분의 농구팬들은 서장훈이 전자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리라 여겼다.
그러나 '만년 6위' LG의 구애가 적극적이었다. LG는'득점 기계' 문태영을 앞세우고도 2년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2011~12시즌은 문태영이 LG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자유계약선수(FA)였던 서장훈은 당연히 LG의 영입 '0순위' 였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LG가 서장훈과 접촉했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전자랜드는 결국 강대협(34)과 다음 시즌 막판 상무에서 돌아오는 이현민(28)에 현금 2억5,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서장훈과 맞트레이드시켰다. 서장훈은 20일 "조금은 아쉽다"면서도 "관심을 보여준 LG에 감사한다. 형(문태종)과 뛰어봤으니 동생(문태영)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그는 이어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LG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을 반드시 들어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LG로서는 서장훈이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1명 보유∙1명 출전으로 바뀐 상황에서 서장훈으로 높이를 완벽히 보강했다. 외국인센터와 서장훈 그리고 문태영으로 이루는 '삼각편대'는 조직력만 갖춘다면 리그 최강이다. 김진 LG 감독도 "이적이 성사돼 만족스럽다"며 "가드진과 호흡만 잘 맞춘다면 팀 전력에 확실한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반면 서장훈을 LG로 보낸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서)장훈이가 다른 팀으로 가 아쉽다"면서도 "팀의 색깔을 바꿔볼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단 1, 2년은 문태종 중심으로 팀을 꾸릴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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