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바마 "이 팔국경, 1967년경계 따라야" 파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바마 "이 팔국경, 1967년경계 따라야" 파장

입력
2011.05.20 13:25
0 0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선은 “1967년 (3차 중동전 이전) 경계에 근거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새 중동정책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이-팔 분쟁의) 현 상태는 지속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은 평화를 위해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의 숙원인 ‘67년 경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처음이다. 미 행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67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한 이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문제에 이-팔 협상의 초점을 맞춰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직전까지 미 행정부 내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맹방이자 미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스라엘과 유대계의 격한 반대가 불 보듯 했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국경선과 예루살렘 분할 등에 대한 구체적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조 바이든 부통령,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양측에 “협상복귀”를 촉구하는 원칙론적 수준의 언급을 주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이-팔 경계선 문제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판 연설문에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논란과 파장을 무릅쓰고 가장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것은 이스라엘의 영토에 대한 양보 없이는 분쟁 해결이 요원하다는 현실론에서다.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의 유일한 안보 버팀목이었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정권이 중동의 민주화 혁명 과정에서 무너지는 등 중동정세는 급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팔 협상의 최대 현안인 국경선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던졌지만, 얼마나 추동력을 확보할 지는 극히 불확실하다. “팔레스타인 국가는 비무장해야 한다”, “9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승인받기 위해 일방적으로 표 대결을 벌이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는 등의 단서에도 불구, 이스라엘은 즉각 이 제안을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실체를 희생시키면서 팔레스타인이 존립할 수 없다”며 “67년 경계는 옹호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20일 피스가트 제에브, 하르 호마 등 동예루살렘 지역에 주택 1,550채 규모의 정착촌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2건을 승인했다.

이 때문에 20일 백악관에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의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협상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팔레스타인 난민문제 등은 아예 거론되지 않은 점을 한계로 지적하기도 한다.

친 이스라엘 성향의 공화당도 즉각 반발했다.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버스 밑으로 던져버렸다”며 ‘우방과 함께 한다’는 외교정책의 원칙을 저버렸다고 성토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