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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격적인 고엽제 매립, 주민 보호 빈틈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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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격적인 고엽제 매립, 주민 보호 빈틈 없게

입력
2011.05.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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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전 경북 왜관 미군기지에 고엽제가 대량 매립됐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다. 당시 복무하던 미군 3명이 고엽제 총 50톤, 250드럼을 부대 내 부지에 묻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일명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로도 불리는 고엽제는 최악의 독극물로 알려진 다이옥신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형, 암, 신경손상 등의 참혹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유전된다. 유엔이 이미 40년 전 사용을 엄격히 금지한 것도 치명적 해악 때문이다.

증언이 워낙 구체적이어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분명하게 확인될 경우 그 직접적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매립지역이 주택가 한가운데인 데다, 낙동강이 불과 1km 이내에 인접한 때문이다. 드럼통이 부식돼 내용물이 토양에 대량 흡수됐을 경우 지역주민의 생명과 건강은 물론,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영남권 주민들도 모두 위험상황에 놓이게 된다. 수십 년 간 인근 농토도 황폐화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다이옥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강상 피해징후는 보고된 바 없어 한 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당장 급한 것은 정확한 진상 파악과 주민 보호다. 환경부가 이미 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한 데 이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도 발 빠르게 강구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광범위한 주변 환경조사와 함께 기지 내 현장조사가 지체 없이 시행돼야 하며, 거의 공황상태를 겪고 있는 인근 주민들에 대한 정밀 건강조사도 즉각 병행돼야 한다.

다만 이 문제를 섣불리 한미관계나 이념적 사안으로 모는 언동은 모두가 경계해야 한다. 유엔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고엽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당시 정황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미군도 사안의 중대함을 인식, 추호의 미진함을 남기지 않도록 한국측의 진상 규명 노력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불필요한 반미정서를 확산시킴으로써 양국 관계에도 중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추후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응당 보상책임까지 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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