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자신의 마지막 타이틀인 국수위마저 빼앗기고 22년만에 무관으로 밀려났던 이창호가 중국리그를 발판 삼아 다시 힘차게 날아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창호는 6일~1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중국리그(을조)에 광저우팀 주장으로 출전, 6승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6승 가운데 네 판이 허영호, 강동윤, 백홍석, 이원영 등 국내 상위 랭커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여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창호는 올초에 열린 국수전 결승 5번기서 최철한에 1대3으로 져 타이틀을 빼앗긴 데 이어 초상부동산배와 후지쯔배 대표 선발전에서 잇달아 탈락하고 비씨카드배서도 본선 32강전서 고배를 마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모처럼 결승에 오른 맥심커피배서도 박영훈에게 0대 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금년 성적이 11승 7패로 승률이 61% 밖에 안 된다. 다승이나 승률 모두 30위 밖이다.
그러나 지난 달 14일 물가정보배 본선에서 안조영을 이긴 데 이어 LG배 예선에서 5연승을 거두며 본선에 진출하는 등 최근 공식 기전에서 6연승을 기록하면서 기세가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중국리그 성적까지 포함하면 최근 한 달 동안 무려 12승1패를 한 셈이어서 비록 비공식 집계이긴 하지만 승률이 90%가 넘는다.
바둑계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계속돼 이창호가 머지 않아 예전 컨디션을 되찾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정작 본인은 심드렁하다. “요즘 특별히 컨디션이 더 좋아지거나 나빠진 것도 없다. 중국리그서 성적이 좋았던 건 운이 좋았을 뿐이다. 이기고 지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한편 올해 중국리그 을조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이창호와 강동윤이 각각 6승1패를 거뒀고 이원영이 5승2패, 원성진과 윤준상이 나란히 4승3패를 기록했다. 초반 3연승을 달렸던 백홍석은 후반 부진으로 3승4패, 심한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허영호는 위에량과 더불어 2승5패에 그쳤다. 을조 리그서는 강동윤이 주장으로 활약한 저장팀과 백홍석의 항저우바둑학교팀이 1, 2위를 차지, 내년에 갑조 리그로 승격한다.
한편 3라운드까지 진행된 갑조 리그서는 조한승이 2승, 이영구 홍성지가 각각 1승1패, 최철한이 1승2패를 기록했다. 을조 리그가 1주일 동안에 리그를 끝내는데 반해 갑조 리그는 1년간 전국을 순회하며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펼친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