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기지 주변 지역은 그 동안 갖가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특히 환경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1990년대 이후부터는 전국 각지에서 미군기지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름 유출과 이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사고다. 유류 저장고와 배관의 노후화나 훈련 중인 유류차량 등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2001년 초 서울 용산 미군기지 부근 지하철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역 지하 집수장 등 이 일대 지하에서 기름띠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1년간 조사를 거쳐 용산미군기지 유류탱크에서 흘러나왔음이 확인됐다. 이 사고 이후 미군은 관련시설을 보수했다고 발표했으나 2006년 녹사평역 지하수를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의 최고 1,988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원주 롱캠프 주변 기름유출(2002), 군산 미군기지 기름유출(2005) 등 비슷한 사고들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전투기의 폭격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역시 인근 주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기는 대표적 환경피해다. 2000년 5월 미 공군 사격장이 있는 경기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에서 미 공군기의 오폭으로 주민 6명이 다치자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후 군산비행장(2002), 평택 미군기지(2004) 인근 주민들도 미군기의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을 잇따라 제기,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이 밖에도 미군기지 인근에서는 유해화학물질 불법배출, 폐기물 불법 매립 등의 환경오염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