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기름값 이어… 막무가내 '통신비 인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기름값 이어… 막무가내 '통신비 인하'

입력
2011.05.19 17:31
0 0

요즘 통신비 인하를 준비 중인 정부를 보면 실소가 나온다. 방법과 절차가 우악스럽기 때문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서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통신비를 내리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공기업도 아닌 민간기업의 서비스 요금을 정부가 밀어붙여 내리는 것이 과연 맞는 지 의문이다.

당장 그럴 수 있는 장치도 없다. 또 정부의 통신 정책 기조는 경쟁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서비스 개선과 요금 인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 스스로 이를 송두리째 뒤집고 있다. 정부에서 요금 인상과 인하를 결정하면 업체들은 수동적으로 따르게 된다. 더 이상 서비스나 요금 경쟁을 할 이유도 없고, 마지못해 요금을 올리거나 내리는 시늉만 한다. 기름값 인하의 재판인 셈이다.

특히 통신비 인하 추진은 꼭 선거철을 앞두고 진행돼 정권의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여야 합의기구인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당정협의 없이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은 이를 더욱 의심케 한다. 그의 발언만 놓고 보면 이 정권은 자유시장경제를 아예 무시하고 있다.

정부가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려면 생색내기가 아닌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다. 요금 원가 구조를 분석해 인하의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를 제거하고 경쟁을 더 활성화해 시장에서 업체들이 요금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보이지 않아야 할 손을 자꾸 드러내다 보니 투박한 정책이 온갖 불협화음 속에 쏟아진다.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는 세련된 정책이 아쉽다.

최연진 산업부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