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송배전 등 전력시설의 설계, 공사는 물론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도미니카 전력청과 4,600만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배전선로 EPC(설계부터 기자재구매, 시공까지의 일괄 공정)사업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한전은 2013년까지 도미니카 3개 주요 도시의 낡은 배전설비(400km)를 교체하거나 새로 깔게 된다. 한전은 지난 2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1억4,600만 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의 변전소 현대화 및 송전선로 EPC 사업권을 따냈다.
한전은 과거에는 송배전 관련 컨설팅만 해왔다. 그러나 김쌍수 사장 취임 이후"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서 수출 모델을 찾아보라"는 지시에 따라 발굴에 나섰고, 올 초부터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한전관계자는 "수 십 년 동안 발전소를 직접 운영해온 노하우에다, 전력관리원격제어시스템 등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까지 갖춰 발주 국가와 사업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3억 달러 규모의 인도 배전 사업 프로젝트를 비롯, 옛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을 중심으로 EPC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전력회사를 인수, 직접 경영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자메이카전력공사 지분 40% 인수, 국내회사 중 처음 해외 발전회사를 경영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자메이카 총 발전량(853.5MW)의 약 75%를 담당하고 있는데, 동서발전은 2027년까지 매출 7조7,000억원, 순이익 6,2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19일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 왐뿌 지역에서 '왐뿌 수력발전소' 착공식을 가졌다. 15MW급 발전기기 3기를 갖춘 친환경방식의 '댐수로식 수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이 회사는 2014년 준공 후 30년간 발전소를 운영, 전력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한국남부발전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인도 등 3개 나라에서 현지화 팀을 꾸려, 해외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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