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여직원 성폭행 혐의로 물러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간 후한 연봉과 특전을 누린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스트로스 칸 전 총재는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다 해도 연간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의 연금을 챙길 수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스트로스 칸 전 총재의 지난해 연봉은 44만1,980달러(약 4억7,800만원)였다. 면세 혜택도 적용됐다. 품위 유지 수당만 7만9,120달러(약 8,600만원)였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40만달러(약 4억3,000만원)보다도 많은 것이다. 이외에도 스트로스 칸 전 총재와 아내의 여행, 호텔 비용도 IMF가 지불했다. 스트로스 칸 전 총재가 업무상 출장을 가면 가족은 모두 비행기 1등석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스트로스 칸 전 총재가 성폭행 혐의 유무죄에 관계 없이 25만달러의 연금을 받을 것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윌리엄 머레이 IMF 대변인은 "계약상 스트로스 칸 전 총재는 개인 퇴직금 적립과 추가 은퇴 수당을 신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 11월 취임한 스트로스 칸 전 총재는 당시 연봉 42만930달러의 60%인 25만2,000달러를 연금으로 받는 것은 물론 최고 연봉의 60~70%에 해당하는 추가 은퇴 수당을 한번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정 위기를 겪는 정부에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 IMF의 수장이 과한 연봉과 특전을 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스트로스 칸 전 총재는 포르쉐 승용차를 타고 고급 양복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캐비어 좌파'(고급요리인 철갑 상어알을 먹으며 사회주의를 논하는 부자좌파)라고 불리기도 했다.
반면 IMF 총재의 역할에 비하면 연봉과 특전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스트로스 칸 총재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절대적 역할을 한 만큼 보상은 월스트리트 은행원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라는 것이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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