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했다는 뉴스가 처음 나온 20일 오전부터 이 뉴스가 오보로 확인되기까지 8시간 30여분 동안 국내외 정보 당국과 언론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부산하게 사실 확인에 나서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김정은이 단독 방중했다는 보도가 처음 나온 것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연합뉴스는 중국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새벽 김정은이 중국 투먼(圖們) 을 통해 방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부는 물론 국내 언론 매체들은 일제히 진위 여부를 확인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후 주요 외신들도 김정은이 방중했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타전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AFP 통신과 미국 AP 통신, 영국 로이터 통신 등은 일제히 연합뉴스를 인용해 김정은의 단독 방중설을 보도했다.
일본의 NHK방송은 한국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김정은이 열차 편으로 중국 방문에 나섰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뢰가 깊은 장성택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도 복수의 한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은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오늘 오전 7시께 국경에 인접한 지린성 투먼시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후에 접어들면서 김정은의 단독 방중 뉴스에 대한 회의적인 얘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김정은이 방중 수단으로 비행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차를 통해 이동했기 때문이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8일 방중 루트에서 멀지 않은 함경남도 지역에 현지지도를 나갔다는 사실에 주목해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마친 뒤 방중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과거 중국 방문 직전에 방중 루트가 포함된 북한 지역에 현지지도를 나갔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해프닝은 이날 오후 5시 40분께 끝을 맺었다. 정부 고위관계자가 "김 위원장이 방중했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방중설을 둘러싼 해프닝을 두고 일부에서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관심의 초점에 있는 김정은의 방중 사실을 확인도 하지 않고 오보를 낸 언론들은 물론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고도 8시간 30여분 동안 '오보 상태'를 방치한 우리 정부 당국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