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경계… 법인세는 감세 바람직"'불통 정부' 극복하고 '따뜻한 보수' 지향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 프레임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면서 "이슈를 선도하는 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나라당 노선에 대해 "경제발전과 부강한 나라를 지향하는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되,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뒤처진 분들을 보듬어 안는 '따뜻한 보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두 가지 선거를 앞두고 주민투표를 성사시켜 무상급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포퓰리즘 공약에 대해 쐐기를 박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단체장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을 일축한 뒤 "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4∙27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변화의 방향과 내용이 중요하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나눠주기식 복지로 경도되면 안 된다.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은 경제성장을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소외 받는 사람들을 챙겨서 그들이 발전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거가 다가오면 표의 유혹에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야당의 프레임에 갇혀선 안 된다. 한국의 성장 잠재력은 앞으로 10년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당당하게 '부강한 나라'라는 비전을 내세워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젊은 대표론'이 나오는데.
"자연 연령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젊은 사람이 구태의연한 행태를 보일 수도 있고, 연세 드신 분이 열정과 패기를 보여줄 수도 있다. 연령과 관계 없이 당이 내세우는 최우선 가치를 내세우고 이를 국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 "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법인세와 소득세를 구별해서 봐야 한다. 각국이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낮추기 경쟁을 하고 있다.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법인세 감세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우선 4대강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고집스러움이다. 목표가 설정됐으니 따라오라는 식으로 진행돼 '불통 정부'란 얘기까지 나왔다. 사전에 국민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더 했어야 했다. 하나의 현안에서 충분히 소통하지 않으면 다른 국정 수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
-요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현안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치하면서 내 입으로 라이벌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다. 박 전 대표가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박 전 대표가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강조하는 것을 칭찬하고 싶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삭제하거나 완화하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내년 총선이 어렵다고 이미 정한 원칙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가.
"그 문제를 언급하기에 너무 이르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무상급식 문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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