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여 사외이사도 맡아"어떤 역할도 한 적 없다"鄭수석 관련성 전면 부인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불법ㆍ부실 대출로 영업정지된 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삼화저축은행의 사외이사 및 감사로 등재됐던 사실이 17일 확인됐다. 정 수석은 "국회의원 낙선자 시절 품위 유지를 위해 사외이사로 이름만 걸어 뒀을 뿐 은행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한 적은 없다"며 은행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삼화저축은행 법인등기에 따르면 정 수석은 2004년 9월 1일 이 은행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이사로 취임했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되며, 위원 3분의 2 이상은 사외이사로 하도록 규정돼 있다.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이 이 은행을 인수한 것은 2004년 8월이며, 정 수석이 사외이사 및 감사가 된 것은 그 한 달 후다. 정 수석은 2007년 9월 한차례 사외이사에 중임됐고, 2008년 4월 사임했다.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면서 감사도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은 이에 대해 "2004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초등학교 후배의 소개로 이사로 취임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신삼길 회장은 대주주 등 출자자는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어긴 채 218억여원을 대출받아 사용하고, 담보가 부실한 기업에 181억여원을 대출해주는 등 총 346억원 상당의 부실대출로 은행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 수석은 은행 부실에 대한 감사로서의 책임론에 대해 "사외이사로 이름만 올려뒀을 뿐이어서 은행에 한번도 간 적이 없다"며 "당시 삼화저축은행은 부실은행도 아니었고, 나는 상근이 아니라서 관련 사실을 알 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 수석은 2005년 재보선에 당선됐는데도 삼화저축은행 이사직을 계속 유지한 경위에 대해서는 "다른 의원들도 겸직하는 이들이 많았고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어서 놔뒀다가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사외이사 자리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신 회장 비호 의혹에 대해서도 "사외이사를 그만둔 뒤에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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