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우리나라 특허 제도에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해다. 1948년 제1호 특허가 등록된 지 62년 만인 지난해 말 특허등록 100만 건을 돌파했다. 올해는 이를 디딤돌 삼아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해이다.
특허등록 100만 건 돌파는 우리의 창의력과 발명 DNA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큰 사건이다. 특허등록 100만 건을 기록한 나라는 미국 일본 등 소수에 불과하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러한 역사적 성취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발명정신과 만난다. 석굴암 금속활자 해시계 측우기 거북선 등의 뛰어난 발명품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신라시대의 포석정도 과학기술의 결정체라고 불린다. 포석정은 당시 중국 일본의 연못과 달리 술잔이 사람 앞에서 맴돌다가 지나가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유체역학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 유체역학이라는 학문이 있었을까 만은 자연 현상을 통해 그 원리를 이해하여 포석정을 만들었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도 현대의 특허제도 같은 것이 옛날부터 있었다면, 우리는 조상의 뛰어난 발명품으로 얻는 로열티 수입만으로도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었으리라 상상해 본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며 눈부시게 성장했고, 지난 해에는 G20 정상회의도 개최하였다. 이러한 우리의 경제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한 것으로 높은 교육열을 드는 사람들이 많다. 맞는 이야기다. 유치원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공부에 매진하는 우리 학생들이야말로 바로 경제성장의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발명 DNA를 학생들의 교육에 접목한다면 앞으로 우리 경제가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정한 선진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창의와 발명에 기반한 지식 재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세계는 지금 특허 브랜드 디자인 등을 둘러싼 '지식재산 전쟁'시대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퀄컴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관련 특허로 국내 기업으로부터 5조원이 넘는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인 사례나, 최근에 발생한 삼성과 애플의 첨예한 특허분쟁 사례는 이를 잘 말해준다.
이러한 시대에는 잘 키운 1명의 창의적인 '발명 영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발명 영재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내놓고 이를 지식 재산으로 권리화하여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없이 중요하다.
특허청은 창의적인 발명영재 육성을 위해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 '대학 창의발명대회' 등 다양한 발명 진흥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 카이스트 포스텍과 함께 '차세대 영재기업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교육 현장에서 발명 교육이 자연스럽게 접목될 수 있도록 시도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발명 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국민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빌 게이츠나 래리 페이지와 같은 세계적인 발명 기업가들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창의성이 궁극적인 경제자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5월 19일 제46회 발명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선조들이 물려주신 창의적인 발명 DNA가 힘껏 발현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힘을 모았으면 한다.
이수원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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