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형 로펌 5곳이 7월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법률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안나 프라그 영국사무변호사협회 국제과 동아시아태평양과장은 17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한-EU FTA 발효로 시장이 1차 개방되면 영국의 상위 로펌 5곳 정도가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영국의 대형 로펌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가 한국 진출 방침을 확정했고, 디엘에이 파이퍼(DLA Piper), 건설업 관련 자문을 주로 하는 로펌 등 4곳이 한국 진출에 적극성을 가지고 진출 방향을 모색 중이다. 그는 “최근 조사 결과 영국의 상위 로펌 20여 곳이 한국과 비지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2차 시장 개방이 진행되면 더 많은 영국 로펌이 한국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프라그 과장은 영국 로펌이 진출하더라도 한국 내수 법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로펌들은 한국 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자문 시장에는 관심이 없고,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진행하는 법률자문 시장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영국 로펌의 우선 관심 대상으로 금융, 보험, 건설, 운송 사업 분야를 꼽았다.
그는 영국 로펌의 한국 로펌 인수합병 시도 여부에 대해서는 “한-EU FTA 조약에 따라 당장 한국 토종 로펌과의 합병은 불가능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EU FTA 비준 동의안은 지난 4일 국회를 통과, 7월부터 발효된다. 정부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방 폭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EU 회원국 로펌의 국내 진출을 허용하는 1단계 개방은 FTA 발효 직후부터 2013년 6월30일까지, 국내 로펌과 사안별 업무제휴를 허용하는 2단계 개방은 2013년 7월부터, 국내 로펌과 합작회사를 세워 국내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3단계 개방은 2016년 7월부터 각각 시행된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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