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손발에 못박는 고통, 종교 신념으로 극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손발에 못박는 고통, 종교 신념으로 극복?

입력
2011.05.17 09:01
0 0

경북 문경시 폐채석장 ‘십자가 시신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 문경경찰서는 17일 유전자 등 감식 결과 사망한 김모(58ㆍ경남 창원시)씨가 누군가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자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결론은 다른 가능성을 입증할 수 없었다는 의미일 뿐, 이 사건에서 상식으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넘겨받은 부검과 유전자, 필적 감정서를 종합한 결과 “김씨가 옆구리 상처로 피를 많이 흘린데다 목을 매 질식,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차례 재연 결과 김씨처럼 십자가에 스스로 못을 박아 자살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손드릴과 가시관, 면봉, 칼 등 사건현장의 도구에서도 김씨의 DNA만 검출되는 등 타살이나 제3자 개입을 의심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발과 손에 박힌 못은 통증이 심한 뼈를 건드리지 않고 피부 및 근육 조직만 통과했고, 발에 못을 박을 수 있도록 발뒤꿈치가 십자가 나무에서 떨어져 있었다. 또 끈 달린 손드릴 손잡이에 김씨의 핏자국이 묻어있는 것으로 미뤄 양쪽 손바닥에 구멍을 낸 후 바닥에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숨진 십자가 바로 앞에는 작은 십자가 2개가 세워져 있었고 김씨를 향해있던 오른쪽 십자가에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끈 달린 거울이 걸려있었다. 경찰은 이곳에 손드릴 등이 매달려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직접 실행계획서를 작성하고 십자가 목재를 샀으며 예금과 휴대폰을 해지하는 과정에서도 제3자가 개입된 흔적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 김씨가 조력자 없이 어떻게 십자가에 자신을 못박는 고통을 견딜 수 있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실제 십자가 근처에서 강심제가 발견됐으나 혈액과 위에서는 인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환각이나 마비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국과수 관계자도 “깊은 종교적 신념에서 이런 자살이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면서도 “조력자 및 방조자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문경=김용태기자 kr8888@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