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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 화살표 신호등 '철거'… 조현오 청장 "도입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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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 화살표 신호등 '철거'… 조현오 청장 "도입 보류"

입력
2011.05.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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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은 "국민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3색 화살표 신호등 도입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16일 밝혔다. 또 지난달부터 시범운영 중인 서울 도심 11곳을 포함, 전국 53곳의 3색 화살표 신호등을 즉시 철거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도입을 철회했다.

철회 이유에 대해 조 청장은 "국민 안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호등을 바꾸려면 국민 대다수가 찬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3일 개최한 공청회 후에도 반대의견이 절반이나 됐고,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90%에 달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여론과 달리 3색 신호등 도입 철회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발은 만만찮다. 김진태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3색 신호등 도입을 반대한 학자들은 디자인이나 산업공학자들로 교통공학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외국 교통공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빠짐없이 '왜 적색 신호와 녹색 화살표가 같이 들어오느냐'고 물을 정도로 현행 4색 신호등도 문제가 많고 기형적인 형태라는 것이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국민 안전을 위해 티(T)자형 교차로만이라도 우회전 신호를 전면 설치했어야 했다"면서 "신호등 도입 문제가 과학기술벨트를 비롯한 다른 정책에 밀려 성급하게 철회된 듯해 아쉽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서울역 앞의 와이(Y)자 교차로 등 일부 이형교차로의 사고율이 일반 교차로보다 2배 가량 높아 3색 신호등 같은 명확한 신호체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대한교통학회는 19일 3색 신호등 도입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조 청장도 "'사고도 줄고 예산도 절약할 수 있는 제도인데 홍보 부족 때문에 접는 것은 잘못'이라는 여론이 확산되면 도입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며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시범운영기간(4.20~5.14) 3색 화살표 신호등이 설치된 11곳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4건으로 지난해 동기(11건)대비 3분의 1가량 줄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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