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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역신문 사설 "한국인 총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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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역신문 사설 "한국인 총장님, 감사합니다"

입력
2011.05.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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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UC머시드大 기틀 다지고 떠나는 강성모 총장한인 첫 美 4년제 대학 총장… 기부금 모으려 16만km 달려

"우리는 총장 부부가 앞으로 어디로 갈 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그들이 대학과 인근 주민에게 보여준 우아한 기품과 미덕에 진정 '감사합니다'(kamsahapnida)라고 말하고 싶다는 것이다."(미국 지역신문 머시드 선스타 편집위원회 일동, 5월11일자 사설)

한인 첫 미국 4년제 대학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미국 머시드 캘리포니아대(UC머시드) 강성모(스티브 강ㆍ66ㆍ사진) 총장이 대학을 떠난다는 사실이 공식 발표된 11일(이하 현지시간) 강 총장에겐 감사를 표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메일이 쏟아졌다. 캘리포니아 동부 내륙에 위치한 머시드시에서 발행되는 현지 신문 선스타는 그에 대한 감사 사설까지 게재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남쪽으로 차를 몰고 3시간 넘게 달려가야 하는 산호아킨밸리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UC머시드대는 황무지와 습지, 평원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현대식 건물의 위용을 자랑하는 신생 공립대학이다. 사실 강 총장이 2007년3월 처음 부임해 인근 호텔에 묶으면서 집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대학의 학생 수는 고작 1,200명. 캠퍼스 규모도 40만㎡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 수가 4,800명에 육박하고 캠퍼스 크기도 364만㎡로 늘어났다. UC머시드대의 급성장은 무엇보다 강 총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특히 손수 운전을 해 가며 대학 성장 기부금을 모금하는 데에 앞장섰다. 이렇게 달린 길이 무려 16만㎞에 달한다.

이러한 그의 정성이 보상을 받은 걸까. 2009년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졸업식 축하 연설자로 나서며 학교는 일약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다. 당시 무려 2,000곳의 미디어가 그의 연설과 함께 신설 학교인 UC머시드대를 소개했다.

강 총장은 14일 총장으로 마지막으로 행한 졸업식 축사에서 "2007년 봄 여러분과 함께 저도 이 대학에 첫발을 디뎠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대학이 성장을 거듭, 21세기 주목 받는 대학이 됐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연세대 4학년이던 1969년 뉴저지의 페얼리디킨슨대로 유학을 떠나 UC버클리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강 총장은 올 가을 학기부터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UC샌타크루즈) 석좌교수로 돌아가 1년간 휴식과 연구를 한 뒤 내년부터 다시 강단에 설 예정이다. 강 총장은 자신의 박사논문 주제였던 '멤리스터 소자'(memristor·메모리와 레지스터의 합성어로 전류의 방향이나 양 등 기존의 경험을 모두 기억하는 특별한 소자) 연구에 매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신설 대학이라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데 떠나게 돼 아쉽지만 큰 과오 없이 퇴임하게 된 데 대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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