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집단따돌림(왕따)을 당한 학생들은 중학교에 진학해 따돌림 상황에서 벗어나더라도 여전히 우울감, 자살충동 등을 호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교육학과 대학원의 권재기(박사과정 수료)씨는 최근 발표한 ‘집단따돌림 피해경험의 발달 양상과 내면화, 외현화 문제행동의 변화’ 논문에서 국내 초교 4학년생 2,721명을 중학교 2학년까지 5년간 추적 조사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종단연구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권 씨는 학생들을 ‘따돌림 경험이 거의 없었다(96.6%ㆍ무경험 집단)’, ‘초교 4∼6학년 때 왕따 당하다 중학교 입학 이후 피해가 없어졌다(1.2%ㆍ초기 피해 집단)’, ‘5년 동안 꾸준히 따돌림을 당했다(2.2%ㆍ피해지속 집단)’ 등의 세 집단을 분류해 불안 증상 등을 추적 분석했다.
초기 피해 집단 학생에게서 불안 증상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수는 초교 4학년 때 5.5였고 중 1∼2학년 때도 5.4로 큰 변함이 없었다. 무경험 집단 학생들의 불안 계수가 같은 기간 4.9~5.0에 불과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자살 충동도 초기 피해 집단층의 계수가 중1~2 시기 6.3∼6.5로 무경험집단의 계수(5.3)를 웃돌았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산하 학교폭력SOS지원단 김승혜 상담지원팀장은“유년기 한번 받은 마음의병이 치료되지 않은 채 잠재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미리 인지하고 부모나 교사가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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