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서 단독선두 버디, 연장전에선 극적인 파 세이브
'탱크' 최경주(41ㆍSK텔레콤)에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우승을 허락한 홀은 '마의 17번'이었다.
16일(한국시간) 대회 4라운드가 열린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ㆍ7,215야드)의 17번홀(파3)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은 홀이다. 워터해저드로 둘러싸인 아일랜드홀인 17번홀은 그린까지 거리가 137야드이지만 마지막 라운드는 130야드로 조정돼 있었다.
4라운드에서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숨막히는 승부를 펼치던 최경주는 파 세이브도 힘들다는 17번홀에서 귀중한 버디를 잡았다. 3라운드까지 모두 파를 적어냈던 최경주는 17번홀에서 자신있게 티샷을 날렸고 볼은 홀컵 3m 옆에 떨어졌다. 내리막이 심한 까다로운 라이였지만 최경주의 버디 퍼트는 천천히 굴러 홀 앞에 바로 멈추는 듯하더니 홀컵 안으로 떨어졌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오르는 순간이었다.
최경주는 톰스가 18번홀(파4)에서 5m 버디를 잡으면서 자신에게 행운을 안겨준 17번홀에서 다시 연장전을 펼치게 됐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대회에서는 18번홀에서 연장전을 벌이지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연장전은 17번홀이다.
제비뽑기를 통해 먼저 티샷을 하게 된 최경주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자신있게 스윙을 했지만 거리를 정확하게 맞추지 못했다. 최경주의 티샷은 홀컵에서 12m나 떨어진 곳까지 굴러갔다.
최경주의 티샷을 본 톰스는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정교한 샷으로 홀 옆 5.5m까지 붙이면서 홈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린으로 걸어하는 최경주의 발걸음은 다소 무거운 반면 톰스는 어깨에 힘을 주고 버디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골프는 홀아웃을 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법. 최경주는 버디 퍼트로 홀 1m에 붙이면서 톰스를 압박했다. 이에 반해 톰스는 회심의 버디를 노렸지만 홀 컵에서 1.5m나 떨어졌다. 전세가 역전되는 순간이었다.
톰스는 승부를 연장 두번째 홀로 몰고가기 위해 파 퍼팅을 했지만 볼은 홀컵을 돌아나오면서 보기. 톰스의 실수를 지켜본 최경주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우승을 확정하는 파 퍼팅을 성공시키며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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