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의 일일드라마에서 저품격 방송언어가 드라마 한 회당 평균 4회 이상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지난 4월 한 달간 각 방송사의 아침 드라마와 저녁 드라마 각각 4회씩(총 24회 분량)의 방송언어를 분석한 결과, 모두 120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사용 사례가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주로 조사한 것은 인격 비하 및 비속어ㆍ은어, 폭력적인 표현, 비표준어 등 저품격 언어 표현이다. 조사 결과, 비속어ㆍ은어 사용이 31%로 가장 많았고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27%로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속어와 인격 비하 표현 등의 사용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일일 드라마에서는 가족이나 고부 관계, 사돈 관계 및 직장 동료 사이 등 친한 사이에서 저품격 언어의 사용이 더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이런 된장할(SBS ‘장미의 전쟁’), 왕따 돼 가지고 완전 떡 됐지(KBS2 ‘사랑하길 잘했어’), 네 입부터 돌려주기 전에 주둥이 닫고 형 돈이나 갚어(MBC ‘당신 참 예쁘다’) 등이다. 김형배 학예연구사는 “첫 번째는 이런 젠장할, 두 번째는 따돌림 받고 정말 바보 됐지, 세 번째는 한 대 맞기 전에 입 닥치고 형 돈이나 갚어 등으로 개선해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저녁 드라마보다 아침 드라마의 저품격 언어 사용 사례가 10%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저녁 드라마는 아침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높고 시청 층도 다양하기 때문에 언어 사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비속어 및 인격 비하, 폭력적 표현 등은 국민의 일상 언어생활에서 실제 쓰이는 표현이라 하더라도 방송의 공공성과 파급력을 감안할 때 적어도 지상파 방송에서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국립국어원 측은 밝혔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한 자료를 해당 방송사에 보내 앞으로 방송 제작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개선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며 “방송언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방송언어의 품격이 점차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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